- 비어 있음으로 완성되다.
- 상처를 품은 바위의 미소

산을 떠나온 한 덩이 돌이 있었다.
세월은 그 돌을 깎고, 비는 스며들어 길을 내고, 바람은 살을 에듯 지나가며 수많은 구멍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상처였다.
깨진 자리마다 아팠고, 패인 자리마다 부끄러웠다.
그러나 돌은 오래도록 침묵하며 세월의 가르침을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돌은 깨달았다.
“나를 아름답게 만든 것은 남아 있는 부분이 아니라 비어 있는 부분이었구나.”
사람도 그러하다.
잃어본 사람만이 소중함을 알고,
눈물 흘려본 사람만이 타인의 아픔을 품을 수 있으며,
실패를 겪은 사람만이 겸손을 배운다.
우리는 상처를 감추려 하지만, 세월은 상처를 통해 한 사람의 깊이를 만든다.
돌에 난 구멍은 결함이 아니라 바람이 머무는 자리이고,
마음의 상처는 불행이 아니라 자비가 피어나는 자리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비움이 곧 채움이며, 내려놓음이 곧 얻음이다.”
돌은 아무 말이 없다.
그러나 천 년 동안 한자리에 서서 법을 설한다.
“너무 완전하려 하지 마라. 비어 있는 곳으로 빛이 들어오는 법이다.”
오늘도 돌은 묵묵히 말한다.
상처를 부끄러워하지 말라. 그 상처가 그대를 한 송이 연꽃으로 피워낼 것이다.
